그림 에세이 - 남자의 거울
경험이 많은 노(老) 정신분석가들이 흔히 하는
자기 고백 중 하나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는
환자를 본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자기 안의 환자성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피해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거나 심각한
과대망상을 가진 환자 등
거의 모든 종류의 극단적 사례들까지 치료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정신분석가들인데도
그런 환자의 심리상태 속에서 자신의
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여자의 어떤 점을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고 자포자기하는^^ 남자는,
첩첩산중 같은 자기 안의 그 오묘한 여성性을
아깝게 놓치고 있는 중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여자 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