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동지들에게 드리는 두 번째 호소 한국통신노동조합의 대의원 대회에 대한 지대한 관심 올해만 해도 수십개의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루어지 고, 롯데호텔노조와 같이 칠십여 일의 파업을 통해 비정규직이 정규직 화되는 길을 열어놓은 노조도 있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1백일이 넘는 파업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노조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노총의 체신노조도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을 내리는 등 전체 노동진영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지원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통신과 같이 비정규직원의 수가 1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장이 없었던 상황에서, 오늘 한통노조의 대의원대회를 통한 계약 직문제 처리 결과를 우리 한국통신의 1만 계약직원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계와 7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법외, 비정규직 노조로 버텨 온 7개월 우리 한국통신의 계약직노동자들은 지난 2월 계약직노동자협의회 창 립부터 3월 계약직노동조합 설립신고와 반려, 2년 이상 근무 계약직원 에 대한 사측의 대규모 해고시도 그리고 일상적으로 늘 자행되는 노조 탄압과 압박속에서 무려 7개월 여를 버텨왔습니다. 정규직원으로 구성 된 조합도 노조설립신고를 하고 3일 이내에 설립필증이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버티기 어려운 현실에서 신분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 계약직원 만으로 구성된 법외노조가 7개월 여를 갖은 탄압을 극복하며 조직을 강화해 온 것은 극히 드문 일일 것입니다. 이 땅의 한사람의 노동자로 서 생존을 유지하며 살아가려는 절박한 요구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 는 계약직원의 처지가 우리를 그 어떤 탄압과 어려움에도 맞설 수 있 게 만들었습니다. 정규직 구조조정, 계약직 구조조정 지난해 정규직 동지들은 수천명이 감원되었고, 올해도 또다시 4,500명 감원이라는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계약직 역시 정규직의 구조조정과는 다른 차원에서 올해 말까지 1만 명을 4,500명으로 감원 하라는 정부기획예산처의 구조조정 압력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규직에 대한 구조조정과 계약직에 대한 인원 감축은 다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정규직원은 인건비로 예산에 잡히지만 계약직원은 비용으로 잡힐 뿐입니다. 사측의 정규직과 계약직에 대한 이간질과 악선동 하지만 사측은 정부의 구조조정을 빌미 삼아 정규직과 계약직을 이간 질시키며 계약직원이 한통노조원이 된다든가 독자노조를 만들면 정규 직원이 그만큼 퇴출된다고 악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전화국에서는 한통의 총인원에 계약직원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규직이 구조조정을 피 해가려면 계약직원을 타회사 취업알선 등으로 감원시키라는 무식한 악 선동을 하는 문건이 입수되기도 했습니다. 예산에서 인건비와 비용은 다르고, 계약직원이 아무리 많이 퇴출된다고 해도 인건비로 잡히는 정 규직원의 구조조정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러한 구조조정의 결과는 정 규직이든 계약직이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겐 엄청난 노동강도의 강화를 강요하는 것이고, 퇴출된 직원들에게는 실직과 생계 위협만이 있을 뿐 입니다. 계약직이 정규직원의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 계약직노조가 생기자마자 사측과 일부 정규직원들은 계약직원들이 그 렇지 않아도 구조조정에 시달리는 정규직원들의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 고 하였습니다. 우리 계약직은 정규직원들의 자리를 빼앗을 생각은 추 호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의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을 뿐이고 장기적 으로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희망을 만들어 나가고자 했을 뿐입니다. 올해도 한국통신은 5,600 명에 이르는 인원증원을 정부에 요청하였습 니다. 그만큼 할 일이 있고 인원이 충원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 지만 정부는 공기업 구조조정만을 앞세우며 인원충원을 불허하였고 오 히려 현재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한 국통신이 언제까지나 노동강도를 높이며 인원 동결을 강요할 수는 없 을 것입니다. 결국 인원이 확충되어야 하고, 인원확충 시 계약직원에 대하여 정규직으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약직의 목에도 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수년을 일해도 해고예고 통보도 없이 단 하루만에 길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계약직에 대한 법적 무보호 상태에서 퇴출 압력을 받으며 계약직 원들은 별로 일할 의욕도 없고, 미래에 대한 어떤 꿈과 희망도 가질 수도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우리 계약직원들에겐 마지막 보루였고, 법 적 무권리를 단결권을 통해 그나마 극복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통노조는 우리의 노조가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독자적인 노조의 길 조차 "한국통신에 재직하는 자 전원"이라는 규약으로 가로막고 있었습 니다. 이제 한통노조가 계약직에게 했던 약속, "9월말까지 계약직원의 노조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그 약속을 이행할 때가 되었습니다. 정말 우리 계약직은 하루하루를 악전고투 속에서 오래도록 기다려 오고, 참아 왔 습니다. 입사시의 추천인까지 동원하고, 심지어 집에 계신 연로한 부모 님에게 협박전화까지 해서 쓰러지게 만드는 관리자들의 등쌀을 당해보 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우리 계약직 동지들은 눈에 맺히는 피 눈물을 참아가며 오기와 독기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절 대 무너질 수 없고, 물러날 수 없습니다. 아무런 힘도 빽도 없이 오직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과 기대를 정규 직 동지 여러분께서 저버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000. 9. 30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